1960년대 미국 인권 운동(The Civil Rights movement)의 본질은 무엇이었는가? 역사

미국에 Affirmative Action 이란 것이 있다. 굳이 번역을 하자면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별 정책, 혹은 조치'라고 해야 할 터인데, 이 이슈는 꾸준하게 주요 화두로 거론되고 있고 의견도 찬성과 반대로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다. 쉽게 말해서 대학 입시로 예를 들자면같은 스펙의 백인 학생과 흑인 학생이 같은 대학을 지원했을 때 후자가 합격할 확률이 훨씬 높은 편인데, 이러한 제도는 '흑인계 미국인들이 백인계나 동양계보다 교육 수준이 뒤떨어져있으므로, 정부나 대학에서 그러한 점을 감안하여 상대적으로 더 많은 흑인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라는 명제를 기본적인 밑바탕으로 삼고 있다. 

1960년대의 The civil rights movement (이하 CR)은 상기 서술한 Affirmative action의 뿌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CR이 두가지 목적을 지향함에 기인한다. 첫째, 1965년의 Voting Rights Act나 1964년의 Civil Rights Act에서 볼 수 있듯이 CR은 흑인들의 투표권 보장과 인종 격리(Racial Segregation)의 철폐를 요구했다. 

...The movement's initial goal was to destroy Jim Crow, a system of institutionalized racial segregation designed to keep black Americans in "their place."Destroying the legal framework that supported Jim Crow institutions was a major victory, as anyone who remembers what life was like in segregated America will acknowledge... (p.82, Columbia) 

1965년 이후 LBJ의 정치적 성향과 민주당의 국회 장악에 힘입어 이러한 목표는 어느 정도 성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인권운동가들은 CR이 과연 '진정한 목적'을 이뤄냈느냐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의문은 두가지 '부정적' 사회적 현상에서 비롯되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흑인과 백인의 경제적 격차였다. 

...Since 1951 the gap between incomes of northern black and white workers had been widening...one of severe underemployment and outright employment... (p.84, Columbia)

두번째로, 법적으로는 분명히 흑인들의 사회적인 참여와 평등권이 보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부 지방에서는 공공연한 인종차별이 암묵적으로 자행되며 흑인들의 사회 진출이 좌절되고 있었다. (de facto segregation) 결국 인권 운동가들은 CR의 목표가 비단 참정권 보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교육적 평등'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게 된다. 이러한 인권 운동의 새로운 단계는 급진적인 사회운동가 말콤 X의 발언에서 드러나듯이, 흑인들의 경제적 위기감에서 야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내 몫의 음식 없이, 당신의 식탁에 앉아 그저 당신이 식사하는 걸 바라보지는 않을 거요...식탁에 앉는다고 해서 식사하는 것은 아니지요...미국에 있다고 해서 당신이 꼭 미국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p.85, Columbia)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CR의 리더들이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자, 그 동안 우호적이었던 진보좌파 진영의 백인들의 반응이 냉담해졌다는 것이다. 기존의 '투표권 보장'이라는 기치와 '경제적 평등'이라는 새로운 목표는 사실 진보 인사들의 이념에 부합한다.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면, 후자는 백인 중산계급의 경제적-사회적 위치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참 씁쓸하고도 재밌는 역사적 아이러니 아닌가? 조금 더 비틀어진 관점으로 보자면, 진보적 백인들은 결국 자신들의 이득이 침범당하지 않는 선에서 CR을 지지했다는 말이 된다. 

다른 인종들의 시선은 그렇게 곱지 않겠지만, CR의 두번째 국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짐 크로우 법안과 같은 인종 격리 정책에 맞서 싸운다는 CR의 첫번째 목적은 이미 1970년대 전후로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사회적 모순을 목격한 인권 운동가들은 변증법적인 논리를 통하여 (the dialectic sparked by the challenge to Jim Crow-p, 86, Columbia) 인권 운동의 새로운 슬로건을 '평등'으로 정정하게 되어, 결국 기존의 사회적 시스템은 도전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개인적인 질문 한 가지. 과연 1960년대 인권 운동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영광적인 순간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인 혼란만 가중시킨 사건으로 비판받아야 할 것인가?   


ps. 말콤 X 발언 부분의 해석이 맘에 안 드네요... 꽤 의역을 했습니다. 

덧글

  • loneplay 2011/01/22 12:51 # 답글

    이런 덕후새끼
  • Allenait 2011/01/22 13:27 # 답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게 역차별이라는 의견이 나올 법 하군요.
  • 행인1 2011/01/22 17:15 # 답글

    킹 목사가 와츠 폭동(실업이랑 기타 등등이 결합해서 발생한) 직후에 그랬다는군요 "지금까지 나는 흑인들에게 햄버거를 사먹을 수 있는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일했다. 이제부터는 이들이 돈을 벌어 햄버거를 사먹을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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